청년 자립 모델 보여줄 것”, “귀촌 청년 정착 도와주고 싶어요

【완주=코리아플러스】 최낙철 기자 = 전북 완주군 고산면 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 청년거점공간 ‘청촌방앗간’은 지역 내 2030세대 젊은 층의 수다스런 사랑방이다.(사진제공=완주군)

【완주=코리아플러스】 최낙철 기자 = 전북 완주군 고산면 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 청년거점공간 ‘청촌방앗간’은 지역 내 2030세대 젊은 층의 수다스런 사랑방이다.

‘와니니 협동조합’이 작년에 완주군으로부터 민간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이곳의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책을 읽고 글도 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방문객을 맞는다.

지난 9일 오후 3시 ‘청촌방앗간’의 조아란 매니저(30)와 때마침 이곳을 찾은 홍미진 씨(35), 윤지은 씨(33), 김태수 씨(34) 등 4명이 어울려 귀촌한 청년들의 자립모델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의 홍 씨는 “시골에서 책방을 열고 싶다는 생각에 6년 전에 완주 이주를 결심했다”며 “책방만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워 뜻 맞는 친구들과 함께 1900㎡ 규모의 복합문화공간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과 지원 사업이 많은 완주에서 자부담 100%의 새로운 비즈니스 정착 모델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라며 “초기 정착을 위해 지원도 필요하지만 청년 스스로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씨 역시 6년 전에 인천에서 귀촌했다. 그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귀농한 대학친구 집에 놀러 왔다가 고산면에 눌러 앉았다”며 “도시의 삶은 경쟁하고 지치고 힘들지만 여기에서는 여유를 갖고 지인들과 교류하며 즐겁게 살 수 있어 좋다”고 당차게 언급했다.

김 씨는 7년 전 도시 생활에 지쳐 대안적인 삶의 형태로 완주를 택했다. 아직까지 삶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은 아니지만 가족과 친구가 있어 완주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은 점수를 채우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해 나갈 계획이란다.

대구에서 4년 전에 온 조 매니저는 “처음엔 청년 세어 하우스(share house)에서 1년 5개월 정도 살아봤는데,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자연이 좋아 아예 주소를 옮겼다”며 “청년들이 청촌방앗간에서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도 얻고 정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청촌방앗간’은 ‘청년들의 촌 살이를 응원 한다’는 뜻의 ‘청촌’과 과거 마을의 소통공간이 ‘방앗간’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조어(助語)이다. 지역의 청년들이 책방과 휴게 공간을 관리하며 정규 프로그램이나 소규모 모임을 갖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교환하는, 이른바 사랑방 역할을 하는 소통 공간이다.

방앗간을 방문해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알려주면 주기적으로 소식을 전달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어떤 활동을 원하는지 귀담아 적극 반영한다. 벽면을 장식한 공유책장은 주민들의 책들이 진열되어 관심 분야를 공유하고 서로 이야기하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꾸몄다.

최근에 운영한 ‘방앗간 식탁’ 프로그램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농촌 현실을 감안해 저녁시간에 청년들과 지역민들이 모여 밥을 같이 해먹으면서 자신의 특화된 장점을 소개하고 일거리로 연계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필요 없는 물건을 한데 모아 서로 싸게 팔거나 교환하는 ‘되살림장터’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청년의 도시’ 완주군의 청년거점공간 활성화 등에 힘입어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인구는 올 1월말 현재 1만9,659명을 기록, 2021년 말(1만9,118명)보다 541명, 2.8% 급증했다. 비수도권 지자체마다 청년인구 감소의 홍역을 앓고 있는 인구절벽 시대를 감안할 때 기적과 같은 일이다.

강명완 완주군 지역활력과장은 “주민들의 참여가 늘며 청촌방앗간이 청년들의 공간을 넘어서 마을주민의 공간으로 확대 활용되고 있다”며 “완주군에서 청년들이 정착하고 성장해 나갈 있는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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